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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홍대앞으로 와, 서교365(글: 홍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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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향(365-12번지 1층 ‘킨교;Kingyo’) : 재외국민 입장에서 보면 365번지는 참 특별한 곳이다. 한국 안에 한국적인 느낌이 드는 장소가 거의 없다. 그런데 365번지에는 그것이 있다. 때문에 일본인을 비롯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온다. 홍대앞에서도 이 블록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일본의 경우는 오래된 건물을 리노베이션해서 건물의 멋과 향기를 살려내서 오히려 명소로 만든다.
김건태(365-3번지 2층 ‘NNNS;No Name No Shop’) : 홍대앞에서 이 공간만큼 매력적인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건물을 모두 철거해버리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무언가를 새로 짓는 것보다, 우리들 스스로 다른 길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공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하는 프로그램상의 고민이 병행되어야한다. 철거반대가 성공해도 술집과 옷집들만으로 가득한 공간이 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유경(365-12번지 3층 ‘open studio PLUS’) : 낡고 오래된 골목, 건물, 그런 공간들을 지키고 싶다. 세월의 축적물을 남겨둔 채로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기존에 있는 것들을 없애버리고 같은 자리에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것을 채워버리는 것은 ‘상실’이다. 부수고 다시 짓는 건 싫다. 미적 가치가 행정적 가치, 경제적 가치를 뛰어넘어야만 설득력을 가지게 될 텐데,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그런 사례를 찾아볼 수 없어서 힘든 일이기는 하다.
김명렬(365-12번지 2층 ‘Bar다’) : 365번지의 건물들이 너무 노후하고 지저분한 상태라 변화는 불가능하다. 때가 되면 뭔가 없어지고 새로운 것이 들어서는 것은 자연스런 흐름이긴 하나, 그 새로운 것이 조악한 것(홍대앞 ‘걷고싶은거리’)이 문제다. 시간이 쌓여져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어떤 것을 허물기로 결정할 때에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조윤석(‘내용연구소’) : 지금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차피 변화가 불가피한 것이라면 변화에 개입하고 싶다. 맞은편 홍대앞 걷고싶은거리처럼 변화를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변화에 개입하고 의견을 반영하게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현황 파악부터 해야한다. 이곳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고 세밀하게 기록하는 보고서를 만드는 작업이 시급하다. 이를 추진할 주민협의체의 결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김명렬 : 이 블록을 보존하자는 의견의 기반이 될 만한 정서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골목에서 실제로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야 한다. ‘그 골목 재미있네’, ‘이런 건 남아있었으면 좋겠는데’ 라는 의견이 나와 주려면 이 골목에서 뭔가 재미있는 일들이 실제로 벌어져야 한다……
2005년 4월 2일 ‘서교365’ 첫 번째 회의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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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정문에서 대로를 따라 내려오다보면 오른쪽으로는 ‘걷고싶은거리’가 있고 왼쪽으로는 일명 ‘주차장길(서교동 365-1번지 도로)’이 있다. 이 주차장길을 따라 3층 높이의 오래된 건물들이 화물열차처럼 길게 이어져 있는데 이 구역이 서교동 365번지 이다. 365-2번지부터 26번지까지 23개 필지의 기다란 대지 위에 들어서 있는 건물들(이하 ‘365’)은 무허가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약 60%가 건축물대장에 등기되어있는 허가건물이다.
1923년 용산에서 당인리까지 철로가 개설되고 1924년에 당인리발전소가 설립되었다. 당인리발전소의 석탄과 화물을 실어 나르던 기차가 다니던 기찻길은 발전소의 연료가 가스로 바뀌면서 동교동~당인리 철로가 폐선이되었고 1976년 도로로 결정되어 현재의 주차장길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 길다란 365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였던 것이다. 당인리발전소는 일제시대때 서립되어 6.25를 거치며 서울시민의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그 역사의 한 단편이 기차를 닮은 365에 남아있다.
과거 기찻길을 등지고 서교시장길로 나 있던 365의 얼굴은 철로가 폐선되고 만들어진 도로쪽으로 또 다른 얼굴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양면을 갖게 되었고, 건물의 앞뒤 고저차이가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2m도 안 되는 폭을 가진 가게가 있는가 하면 보통 4-5m의 폭을 가지고 조각조각난 건물들의 연결은 길이 200m가 넘는다. 세월을 지나면서 필요에 따라 공간을 확장해온 흔적이 켜켜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외관은 낙후된 건물이라지만 30여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홍대앞 서민들의 정서를 품은 곳이이며 홍대앞 상권의 중심에 위치해 어느 곳보다도 사람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서교동 365번지 일대는 99년 ‘걷고 싶은 거리(일명, 굽고 싶은 거리)’ 조성 계획에 포함되어있었으나 IMF이후 서울시 예산부족으로 철거가 보류되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도시계획상 도로로 예정되어 있는 365는 이미 건축물로 그 존재를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365를 마주한 구역에서는 고층건물 건축이 허가되고 있으며, 최근 제작된 지도에서는 이미 도로로 표기되고 있기도 하다. 행정상으로는 이미 결정이 내려진 ‘365번지의 철거 및 도로화’ 계획은 현재로서는 실행만을 남겨둔 상태이다.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건물 나이가 그 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어리다는 사실에 놀람을 표했던 한 외국 건축가의 시선처럼, 유행에 민감한 서울 한복판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나마 옛모습을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길가엔 재개발을 경축하는 현수막이 걸려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오래된 것이 못 살던 시절의 낡고 추한 것이라는 이상한 개념이 재개발을 경축하고 신도시 개발을 선진국으로 가는 이상향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어 준 것은 아닐까 한다.
마포구 안의 크고 작은 계획들 역시 홍대앞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교동에 인천공항을 잇는 고속전철 홍대입구역이 생기고, 당인리 발전소의 복합문화센터 계획, 월드컵공원과 상암 밀레니엄 시티, 상암 디지털 미디어 시티를 비롯 합정동 균형촉진 개발등. 부동산중개업소와 공사현장이 늘어가고 있다. 또한 언론을 통한 홍대앞의 다양한 모습에 대한 보도와 홍대앞 문화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뮤직비디오로 인해 홍대앞을 찾는 이들은 작년에 비해 2배이상 늘었다.
그 결과 365에도 올해 초부터 주차장길을 향해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새로 입주하기 시작한 이들은 폐쇄적인 입면을 털어내고 투명한 쇼윈도를 만들고, 도로와의 고저차이를 계단과 데크로 해결하면서 새로운 365번지의 얼굴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로 음식점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패션잡화 가게가 되면서 위기를 느낀 기존 음식점에까지 새 단장 공사바람이 불고 있는가 하면 기존의 공간을 분할하고 창고 같은 협소한 공간까지도 활용하면서 공간사용율은 100%에 가까워졌다. 오래된 공간을 그들 나름대로 조금씩 변화시켜 활성화 시켰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 거리가 일률적인 쇼윈도룸을 통해 상업주의의 표본이 되리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작업실문화로 시작한 홍대앞 모습을 설명할 때는 다양한 단어가 필요하다. 문화예술의 다양한 형태를 포용하고 있는 이 지역에서 경제원리에 의해 작업실들은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소자본으로 시작한 클럽문화는 자본의 유입으로 옛모습을 잃어가고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상업화로 일변한다는 이야기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새롭게 변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홍대앞을 왜 찾는지, 그 매력이 무엇인지, 신중히 생각하고 거세하지 말고 진화해나가야 한다.
올해 초 365의 존재가치가 진지하게 이야기되어지면서 365의 몇몇 입주자와 지역주민들이 모여 ‘서교365’라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해마다 건축과 학생들의 연구대상이 되어왔고, 주요 건축공모전에서도 다뤄졌던 주제이며 다양한 사람들의 보고서나 글 속의 화두로 떠올랐던 365번지.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왜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한없이 흘러가기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서교365’ 모임을 통해 365를 둘러싼 주변의 이해관계 핵심이 경제적 관점이라는 것을 알았다. 개개인의 재산적 가치, 이 점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홍대앞 문화예술이라는 간판을 내걸면 될 것 같은 초기의 어설픈 생각들은 정말 무고한 짓들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동네사람들이 모여 좋은 동네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좋은 일이다. 좋은 동네가 부자동네는 아니지 않은가. 폭 넓게 좀 더 장기적으로 본다면, 지역사회의 바른 모습이 그 가치를 더 높여주는 것은 아닌가 감히 이 곳에 땅 한 칸 없는 사람은 뭣 모르고 생각해본다.
365는 지역의 역사와 서민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모라 불리는 밥집아주머니들의 넉넉함과 터줏대감이라 자칭하는 아저씨들의 건강함, 젊은이들의 풋풋함이 살아있는 곳이다. 새로운 문화적 시도를 추구해온 홍대앞 흐름 속에서, 흔들리기 쉬운 대중 속에서, 유일하게 30년이 넘는 시간을 담아온 정서적 공간이 있다는 것은 홍대앞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시켜온 또 하나의 힘이다.
홍대앞의 성격을 이야기 하는 데는 다양한 단어들이 필요한만큼, 365번지가 사라지지 않고 그 안에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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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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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365’는
1. 365번지에 대한 일괄적 계획, 일괄적 철거를 반대합니다.
2. 30여 년간 변화를 거듭해온 365번지가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천천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진화하기를 바랍니다.
3. 홍대앞 문화 정체성에 맞는 바람직한 365번지의 모습을 모색하고 그 실천을 위해 행동하고자 합니다.
http://seokyo365.w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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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서울화력발전소(당인리 발전소)
1924년 설립, 경성전기주식회사에서 운영
1935년 12,500Kw
1949년 당인리화력발전소로 명칭변경
1980년 연료 전환설비, 벙커-C
1987년 지역난방 열병합발전소 설비로 개조-반포, 여의도, 동부이촌동 등 공급
광복 후 최소한도의 인원 약 50명으로 보수유지해왔으며 외국산유연탄을 사용하므로 발전비용이 과다하여 예비발전소로 운영되었다.
1946년 11월~1947년 4월  6개월간 시운전을 겸하여 평균전력 2,000~3,000Kw생산, 운전 중지
1947년 12월 북한측 송전제한, 1,5000~2,000Kw 발전
1948년 12월 북한측 단전 감행, 22,500Kw 설비로 2시간만에 12,000Kw 발전, 서울시내전차 다시 운행
1950년 6월 27일 공산군에 점령,
9.28서울탈환작전 격전시 바런기능 완전 중지,
12월 20일 응급수리로 5,000Kw 발전 서울시내만 공급,
중공군 남하 발전중지
1951년 복구공사 5,000Kw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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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entry was posted on October 10, 2005 by in Architecture, Jinza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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